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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7.09.08 00:51 | 조회수 | 573 |
겨울철이면 북녘에서 내려온 두루미가 월동하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민통선 인접 지역인 이 곳 논 4768㎡(1445평)가 앞으로 여름철에는 농민이, 겨울철에는 두루미가 주인이 되는 땅으로 바뀐다. 축구장의 3분의 2정도 되는 넓이다.
환경부 특수공익법인인 자연환경국민신탁(대표이사 전재경)은 지난 22일 철원 현지에서 멸종위기종인 두루미의 안전한 월동지 확보를 위한 '두루미네 땅' 선포 행사를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자연환경경국민신탁(이하 국민신탁)은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자산에 관한 국민신탁법에 의해 2007년에 설립된 환경부 특수공익법인으로, 영국의 내셔널트러스트처럼 시민이나 기업이 기부·증여한 토지·건물을 맡아 관리하는 법인이다.
이날 행사에는 철원군청과 원주지방환경청, 한국두루미보호협회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두루미네 땅'을 매입에는 모두 1억1400만원이 들어갔다. 이 중 9000만원은 반도체 관련 업체인 램리서치코리아가 출연했고, 나머지 2400만원은 국민신탁이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DMZ(비무장지대) 글로벌 트러스트' 기금으로 충당했다.
국민신탁은 이번에 매입한 철원의 땅을 한국두루미보호협회 철원지회 소속 농민들에게 위탁해 농사를 짓게 하고, 농민이 생산한 쌀 일부는 옥수수 등과 섞어 겨울철 두루미 등 철새들의 먹이로 활용할 예정이다. 국민신탁 전재경 대표이사는 "이번에 토지를 매입한 양지리 일원은 두루미가 월동 중에 짝짓기도 하는 환경 요충지로 DMZ 생태축을 형성하는 곳"이라며 "이번 '두루미네 땅'을 마련한 것은 두루미에게 안정적으로 먹이를 공급, 안전하게 짝짓기를 하고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이사는 "이 캠페인을 향후 경기도 연천과 파주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신탁은 2013년부터 DMZ와 민통선 일원의 사유지를 매입, 개발 압력으로부터 DMZ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DMZ 글로벌 트러스트'를 전세계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민신탁은 특히 '에코증권'을 발행해 시민들로부터 모은 기금을 활용, 생태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높은 지역의 토지를 매입, 보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주 곶자왈과 안산 시화호, 시흥 호조벌, 꿀벌 살리기 등 총 4종의 에코증권(5000원~10만원 권 등 5종)을 발매했다.
국민신탁 측은 이번에 'DMZ 철원 두루미 에코증권'을 시작으로 향후 'DMZ 양구 펀치볼' 에코 증권 등도 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코증권을 구입하면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 2016.12.2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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